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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갈대! 2021. 9. 13. 00:23










연꽃

하늘이 보고 싶었다.
질퍽한 내 생에 단 한번만이라도
한 송이 꽃 피워 하늘을 보고 싶었다.


혹한의 겨울
뻘구덩이 속도 좋다.
그 날이 나에게 올 수만 있다면


봄날 세상 꽃 앞 다퉈 피우며
향기로 세상을 노래하여도
나는 침묵하며 그 날을 기다린다.


봄꽃들 떠나간 어느 날
하늘은 나에게 길을 열고
나는 긴 설렘의 몽우리를 터뜨린다.


넓고 푸른 경이의 하늘
그토록 기다렸던 나의 날
내 품 안에 하늘을 고이 품는다.


살랑대는 바람에 몸 맡기면서
설움 사라져 간 꿈같은 날
해말간 하늘에 임 얼굴 하나 숨겨 놓는다.


그리고 해 저문 밤
남몰래 툭툭 꽃잎 떨쳐낸 후
나는 가만히 고향으로 돌아간다.

시인 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