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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가는 길

갈대! 2021. 11. 29. 06:44









바람에 울음소리는
밤을 깨우며
동빙한설 부르고
시린 손끝 마디마다
인고에 시간이 시작됩니다

이별을 고한 가지는
알몸으로
생명에 씨눈 하나 품은채
북풍 속에 뛰어들고
떨어진 잎새는 갈 곳을 잃어
거리를 떠돕니다

고독에 쩔은 다락방
스며든 달빛 그림자 아래
버리고 온 유년에 조각들이
안간힘을 다해 바람을 타고
날아오릅니다

새벽이면 숲을 깨우던
새들이 날아간 하늘가
고운님 오시라고 포단을 깔고
미명에 아침을 기다리는데
내 물욕으로는
한줄기 빛도 담을 수 없거늘

거스르지 못하는 세상 이치
이겨보려
심호흡 가다듬으며
꿈을 향해 가없이 푸득여 보지만
마음은 저 홀로
수정처럼 언 터널끝 빛을찾아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