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던날 밤사이 축복이 내린 설원 앙상했던 가지는 두툼한 눈 옷을 입고 낙엽이불속에서 겨울을 걷는다 흔적 지운 세상 하얀 가슴 들어내고 희미해진 님 찾아 뽀득뽀득 발자국으로 길을 내며 꿈꾸는 아침 눈부신 햇살의 애무에 무너져 내리고 옷을 벗으며 빛나는 네 사랑에 눈물은 언 계곡 속에서 수정의 꽃을 피우면 나는 어디로 흘러가야 하나 카테고리 없음 2021.12.26
홀로 가는 길 바람에 울음소리는 밤을 깨우며 동빙한설 부르고 시린 손끝 마디마다 인고에 시간이 시작됩니다 이별을 고한 가지는 알몸으로 생명에 씨눈 하나 품은채 북풍 속에 뛰어들고 떨어진 잎새는 갈 곳을 잃어 거리를 떠돕니다 고독에 쩔은 다락방 스며든 달빛 그림자 아래 버리고 온 유년에 조각들이 안간힘을 다해 바람을 타고 날아오릅니다 새벽이면 숲을 깨우던 새들이 날아간 하늘가 고운님 오시라고 포단을 깔고 미명에 아침을 기다리는데 내 물욕으로는 한줄기 빛도 담을 수 없거늘 거스르지 못하는 세상 이치 이겨보려 심호흡 가다듬으며 꿈을 향해 가없이 푸득여 보지만 마음은 저 홀로 수정처럼 언 터널끝 빛을찾아 걸어갑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1.11.29
낙 엽 라르고가 흐르는 숲 느린 걸음 긴 호흡에도 우수수 날리는 가을은 마음의 가람 속으로 내려앉습니다 햇살 바른 산자락 누군가 발길이 낸 샛길 따라 고운 빛은 온 생을 다해 불태운 정열에 꽃으로 향기도 없이 내 영혼을 흔들어 놓고 홀연히 흘러갑니다 비여 드는 마음속 향기 채우려 들 국화 바소쿠리 가득 꺾어지고 삶 속으로 나도 흘러갑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1.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