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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가는 길

바람에 울음소리는 밤을 깨우며 동빙한설 부르고 시린 손끝 마디마다 인고에 시간이 시작됩니다 이별을 고한 가지는 알몸으로 생명에 씨눈 하나 품은채 북풍 속에 뛰어들고 떨어진 잎새는 갈 곳을 잃어 거리를 떠돕니다 고독에 쩔은 다락방 스며든 달빛 그림자 아래 버리고 온 유년에 조각들이 안간힘을 다해 바람을 타고 날아오릅니다 새벽이면 숲을 깨우던 새들이 날아간 하늘가 고운님 오시라고 포단을 깔고 미명에 아침을 기다리는데 내 물욕으로는 한줄기 빛도 담을 수 없거늘 거스르지 못하는 세상 이치 이겨보려 심호흡 가다듬으며 꿈을 향해 가없이 푸득여 보지만 마음은 저 홀로 수정처럼 언 터널끝 빛을찾아 걸어갑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1.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