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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

가을바람 물억새 흰머리 풀고 살풀이 춤사위에 한삼자락 바람 타고 곱게 나부낀다 잠자리 높이 날아오르는 하늘바다에는 구름 배 뛰 우고 뱃놀이 가자며 노 젓던 사공 어디메 갔는가 무선 나침반도 없는 무한한 것에 마음 걸어두고 채워지지 않는 욕망이 부르는 허기진 욕심 풀어 마시고 고꾸라 지도록 취해 볼꺼나 내일은 언 고드름 끝 날카로움에 마음 찔려 아파도 햇살 받아 빛나며 녹아내리는 물방울처럼 또 그리 살아야 하니까

카테고리 없음 2021.09.25

연꽃

연꽃 하늘이 보고 싶었다. 질퍽한 내 생에 단 한번만이라도 한 송이 꽃 피워 하늘을 보고 싶었다. 혹한의 겨울 뻘구덩이 속도 좋다. 그 날이 나에게 올 수만 있다면 봄날 세상 꽃 앞 다퉈 피우며 향기로 세상을 노래하여도 나는 침묵하며 그 날을 기다린다. 봄꽃들 떠나간 어느 날 하늘은 나에게 길을 열고 나는 긴 설렘의 몽우리를 터뜨린다. 넓고 푸른 경이의 하늘 그토록 기다렸던 나의 날 내 품 안에 하늘을 고이 품는다. 살랑대는 바람에 몸 맡기면서 설움 사라져 간 꿈같은 날 해말간 하늘에 임 얼굴 하나 숨겨 놓는다. 그리고 해 저문 밤 남몰래 툭툭 꽃잎 떨쳐낸 후 나는 가만히 고향으로 돌아간다. 시인 우인​

카테고리 없음 2021.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