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계절 하얀 눈이 내리는 자작나무 숲 토끼 한 마리 뛰놀고 있다 천지를 하얗게 물들인 범접할 수 없는 하늘의 땅 숲은 나를 부르고 있지만 순백 세상 물들일까 봐 차마 그곳으로 못 간다 오랜 세월 얼룩진 몸 무엇으로 나를 씻길까 파랑새는 어디로 갔나 어둠에 좌초된 나를 두고 너는 어디서 노래하고 있나 세상은 눈 내리고 있지만 나는 머물 곳 없어 떠돌고 있다. 우인 카테고리 없음 2023.12.22
가을이 오나요! 바람이 실어온 고독이 어느새 잎새 위로 내려앉아 습니다 뜰에는 밤을 지켜온 이슬이 영롱한 빛으로 아침을 열고 올망졸망 그리움들을 부르며 하늬바람은 내 어깨 위로 다가와 코발트빛 스카프를 잡아당기면 낮게 깔린 하얀 구름 위에 올라 파란 하늘에 낮달 따러 갑니다 달빛 고우니 풀벌레 울음소리 슬피 들려와 애간장이 녹아 내리니까요 까칠한 네 손길이 마음 아파와 서걱거리는 내 마음엔 들꽃향기가 위로하는데 캠퍼스에 두고 온 추억이 꿈을 실어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9.30
담쟁이의 가을 억새고 가파른 벽 너에게 도전할 자 그 누가 있을까? 담 밑 작은 싹으로 담쟁이는 도전한다 가소롭다고 비웃던 담은 거대한 벽을 담쟁이에게 내어주고 헛웃음 웃는다 여린 세발 누구도 의심 안 할 때 밤 낮 쉼 없이 무엇을 위해 그리 타고 올랐을까 마르고 갈라진 틈새로 한생을 오르다 피멍으로 온통 붉어져 눈이 부시구나 카테고리 없음 2023.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