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 2

옛친구

원두막 아첨부터 우는 까치에 가슴 설레며 마당 쓸고 술동 채웠더니 친구가 천리 먼 길 찾아왔네 낡은 원두막에 마주 앉아 반백의 넓은 이마 바라보며 권커니 잣거니 하는 술잔 속에 우리 청춘이 다시 살아온다 비가와도 좋다. 천정의 낙수가 술잔을 채워주니 이 보다 맛난 술이 어디에 있나 가슴 차 오는 술잔에 시간은 춤을 춘다 무슨 이야기가 필요한가 너와 나의 가슴 속에 우리가 있는데 그래도 해야지, 오줌발 길이 재던 거 밤 열차 타고 가출하던 거 하며 친구여! 어여 들게 이 술잔이 우리 가슴에 쌓여 또 한 천 년을 가게 할 것이니 그러다 지치면 그냥 퍼져 자세나 여기는 우리의 무릉도원 혹여 모르지, 깨고 나면 여드름 총총한 까까머리가 되어 있을지 친구여! 잔을 들게 천년학 벗 삼아 우리 다시 천 년을 가세. 우인

카테고리 없음 2022.05.27

라일락 향기

누가 끌어서였을까 늦은 저녁 생각 없이 걸어가는 오솔길 코끝을 스쳐 가는 향기에 돌아보니 라일락 꽃이 날 반기고 있다. 향에 취해본다 머릿속에 살아오는 한 얼굴 마른 샘에 샘물이 차 오듯 그리움이 가슴 가득 차온다 생각만으로 가슴 뛰게 하는 사람 먼 기억 밖으로 밀어낸 줄 알았는데 향만으로 가슴 설레게 하는 이름 가만히 그 이름 불러본다. 가던 길을 잃고 마냥 서 있다. 2022. 4. 28, 우인

카테고리 없음 2022.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