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 4

그리움

[갈대] [오후 2:42] 당신이 바라보는 창에도 비가 내리고 있나요! 해거름 두고 온 수련에 미소가 자꾸 아른거립니다 이런 날은 벗이 필요치 않습니다 그저 우려내는 차향이면 족합니다 마음이 차분해저 서일 까요 나를 향해 걷기 좋은 날입니다 묵은이야기에 툭툭 먼지를 털어내며 큰 용기와 결심 없이도 걷기 좋은 날 빗물은 안구에서 이슬로 작은 도랑이 실개천으로 냇물로 만나고 하나 되며 광활한 바다로 그렇게 한 다발 추억처럼 흘러갑니다 내 그리움들이 우연을 핑계로 다시 한번 스처가길 바라고 물길을 따라 시끄럽게 소리를 내며 흐릅니다 식어가는 찻잔에 기댄 입술 잔잔한 전율이 느껴집니다 차 한 잔 같이 하실래요?

카테고리 없음 2022.07.22

여름

여름 이 뜨거운 여름은 누구의 애 끌는 사랑일까요? 열이 납니다 산바람 한줄기 스치면 그대 숨결 인가하여 맑아지는 영혼으로 의식을 찾고 지나는 들꽃향기 당신 체취 인양 취하는데 구름 뒤에 숨었나요 풀잎 뒤에 숨었나요 등 뒤에 느껴지는 포근함에 자꾸 돌아봅니다 길게 늘여놓은 하루 끝 사랑의 열병으로 달무리 지더니 후득후득 눈물방울이 내 얼굴을 감싸주며 위로하는데 혹독함이 지나고 풀벌레 소리 들리면 남은 잔상의 불꽃으로 꺼지지 않고 타오를 수 있겠지요?

카테고리 없음 2022.07.17

장마

장마 우기 속에 끈적함 한 면은 바다요 한 면은 태산이니 어느 쪽도 녹녹지 않은 곳 배를 뛰워갈까 산을 넘어갈까 탁류 속에 발 담그고도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연으로 머무를까 지층을 흔들며 정신 번쩍 드는 천둥소리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회오리바람 몰아치고 소나기 지나가니 운해로 운무로 그마저도 보이지 않습니다 먹먹한 하루에 시원한 동풍 한줄기 불어주는 아침 소용돌이 속에 서 있는 걸 보니 아직은 청춘인가 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2.07.15

내 이름은 능소화

내 이름은 능소화 내 이름은 능소화! 발칙한가요? 뜨거운 햇살 아래 종일 그대 눈길 한번 받으려 화려함 속 아픔 감추며 담장을 타고 나무에 기대어 오르는 내 이름은 능소화 오늘도 야속한 날 그대 모른척하셔도 좋습니다. 소나기 한줄기 훅 지나가면 그리움에 타는 가슴 식혀줄 테니까요. 그리 한순간을 살다 어느 모진 바람이 내 그리움 떨구어간다 해도 지고지순 내 사랑은 그대 향한 영원의 순애보 내 이름은 당신의 능소화랍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2.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