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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늙으면

갈대! 2021. 8. 6. 16:28

자글자글 타들어가는
여름날의 열기에
풀잎처럼 시들어
굽은 등 지탱하는
휘 여진 다리
무뎌진 두 손으로 잡고
들 마루에 걸터앉아
두고 온 그리움에 세월
꼼지락꼼지락 꼽아 보시나 보다
굵게 패인 주름진
얼굴에 실눈 뜨고
밥 한술 들어 오리기 힘겨운
힘으로 사위어 가지만
분신으로 일 구워낸 업적은
얼마이던 가!
찡그렸다 빙그레 미소 지었다
혼자만의 시간에
남은 미래에 꿈이라도 꾸시는 걸까!
얼마 남지 않은
우리들에 미래를 보며
다가가 손잡아 드리면
누구인지 알아보지 도 못하시며
그저 외로움에 반가워
잡은 손 흔들며 화색이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