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대나무
하늘 높이 뻗어 간 대나무야!
하늘 높은 줄 모른다 하지 마라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니
바닥의 인고 없이
어찌 오늘의 영광 있었을까
속을 비웠다 하지 마라
그것은
나를 위한 겸손의 반석이요
살면서 내가 채워가야 할 몫이니
헛된 욕심에 섣불리
무엇을 채우려 하지 마라
한번 잘못 채우면 돌이킬 수 없으니
긴 세월에
뻘쭉 키가 큰 그대
그대의 마디 얼마나 채웠나
하루살이 삶이 짧을까?
그대, 이 모든 것 다 채웠을 때
미련없이 이 세상 떠나가라
청빈의 대죽으로
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