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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에 끝자리

계절의 변화에 오늘도 삶에 느낌들이 새롭게 묻어납니다 녹음이 짙어가는 초록의 숲으로 산 바람 한줄기 불어오면 팔 벌려 안기며 오월에 향기 속에 그리움들이 꽃처럼 피여납니다 내 발걸음이 낸 길에 홀로 서서 지워보는 흔적들 끝으로 남는 아쉬움들에 또 하나에 화폭을 펼쳐 봅니다 무엇을 그릴 수 없어도 하얀 화폭 위로 쏟아져 내리는 그린에 풀 빛이 그 많은 꿈들을 이야기합니다 꼭 그리지 않아도 좋은 푸르름에 이야기들이 오월을 노래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5.27

대나무

대나무 대나무 하늘 높이 뻗어 간 대나무야! 하늘 높은 줄 모른다 하지 마라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니 바닥의 인고 없이 어찌 오늘의 영광 있었을까 속을 비웠다 하지 마라 그것은 나를 위한 겸손의 반석이요 살면서 내가 채워가야 할 몫이니 헛된 욕심에 섣불리 무엇을 채우려 하지 마라 한번 잘못 채우면 돌이킬 수 없으니 긴 세월에 뻘쭉 키가 큰 그대 그대의 마디 얼마나 채웠나 하루살이 삶이 짧을까? 그대, 이 모든 것 다 채웠을 때 미련없이 이 세상 떠나가라 청빈의 대죽으로 우인

카테고리 없음 2023.05.06

산사에 풍경을 울리며 연둣빛 바람이 노란 웃음 웃으며 달려와 안 기웁니다 저 산마루에 걸터앉은 햇살이 잔설을 녹이며 붉게 물들여 넘을 때 둘 곳 없이 서성이며 가두웠던 마음 실어 보내고 바람이 낸 물길을 거슬러 올라봅니다 밑그림만 바라보던 화폭에 붓을 드니 조금씩 번저가는 물감에 향수가 반추하는 날에 내 그리움에 날들은 어디쯤에 걸어가고 있을까! 품은 욕심은 사랑으로 떠나보내고 오늘이 내 생에 봄날임을 알기에 두 팔 벌려 봄꽃을 안으려 합니다 우리 함께 해요

카테고리 없음 2023.03.22

부표

부 표 바다는 채우지 못한 욕망에 몸부림치고 나는 파도에 끌려가고 있다. 나는 왜 여기에 누워있나 나를 잃고 흘러온 날들 파도는 잠시도 내버려 두지 않는다. 하찮은 순간의 유혹이었다. 그 애달픈 손짓에 나를 등지고 떠나간 날들 어느 새 내 몸은 이끼 끼고 숨은 거칠어 가는데 나의 돛대는 어디에도 없다. 이카로스의 추락이었다. 진작에 뿌리치고 떠났어야 했는데 나를 잃은 격랑의 시간들 나는 깊은 밤이 되어서야 오랜 사슬에서 벗어나 만신창이 몸 끌고 백사장을 걸어간다. 쭉정이만 남은 빈 몸 몸은 비틀거리지만 새벽별 보며 길을 간다 누가 알까? 내 슬픔의 날들을 나는 지난 발자국을 지우며 이방인이 되어 잠든 거리를 간다. 우 인

카테고리 없음 2023.01.08

산사의 종소리

어둠 속에 들려오는 빗소리 바람이 흘러가는 걸까 사이를 뚫고 들려오는 종소리가 잠든 영혼 깨운다 드넓은 세상 못 보고 쫓기듯 가는 걸음 이제 그만 멈추고 돌아오라는 하늘의 소리일까 종래 빗소리는 어디 가고 새벽 종소리만 가슴 울려오고 어디선가 아이 울음소리 들려온다 내 소리도 저렇게 맑았을까? 깨지 못한 아이 울지 못하는 아이. 아이야, 일어나 너의 세상 찾아가라 우인

카테고리 없음 2022.12.12

동해의 일출 이 가을에는

이 가을에는 빈들에 홀로 서 있지 않게 하소서 빨갛게 물들어가는 단풍에서 밤새우는 귀뚜라미 소리에서 고독이 아닌 성숙으로 익어가는 나를 보게 하소서 떠나가는 가을에서 아픔을 생각하지 않고 설렘으로 다가올 내일을 그리며 오늘을 희망으로 바라보게 하소서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이 가슴 아파 무너지는 이 외로움에 고개 숙인 이에게 가슴 열고 그 손을 잡게 하소서 떠나간 꿈도 상실의 아픔도 탐욕의 욕망도 모두 내려놓고 빈 몸으로 돌아오게 하소서 이 가을에는 모든 것 내려놓은 해탈로 끓어오르는 가슴 재우며 나를 향해 걸어가게 하소서. 우인 우인

카테고리 없음 2022.10.03

바람이 부는 길목

해 질 옄 들길에 앉아 가을꽃 한 송이 향기 담아놓으니 바람이 어디론가 실어간다 높아 저가는 쪽빛 하늘이 눈 부셔 솜구름 깔아 놓으니 두둥실 마음 실어간다 억새바람이 좋아 연녹의 잎새위에 수채화를 그려놓으니 고운빛 위로 오색의 아린 마음이 내려앉는다 그곳은 고운빛만 있을까 붉은 노을이 하루를 태우는 서녘에 불씨 하나 남아서 어둠 속에 별 되어 반짝이니 길 찾아 나 돌아가야겠다

카테고리 없음 2022.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