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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늙으면

자글자글 타들어가는 여름날의 열기에 풀잎처럼 시들어 굽은 등 지탱하는 휘 여진 다리 무뎌진 두 손으로 잡고 들 마루에 걸터앉아 두고 온 그리움에 세월 꼼지락꼼지락 꼽아 보시나 보다 굵게 패인 주름진 얼굴에 실눈 뜨고 밥 한술 들어 오리기 힘겨운 힘으로 사위어 가지만 분신으로 일 구워낸 업적은 얼마이던 가! 찡그렸다 빙그레 미소 지었다 혼자만의 시간에 남은 미래에 꿈이라도 꾸시는 걸까! 얼마 남지 않은 우리들에 미래를 보며 다가가 손잡아 드리면 누구인지 알아보지 도 못하시며 그저 외로움에 반가워 잡은 손 흔들며 화색이 돈다

카테고리 없음 2021.08.06

여름

친구야 우리 청보리 익어가는 들길 시원한 바람 불어오고 실개천이 흐르는 그곳으로 가자 횟불발혀 가제 잡고 송사리 잡으며 술 한잔 하게 거친 손마디 어루 만 저주며 나는 너 되고 너는 나되어 세상 옷 다 벗어버리고 알몸으로 너덜너덜한 마음 원 없이 풀어놓자 실개천 흐르는 물에 눈물도 설움도 다 흘려보내고 한잔 술에 묵은 이야기 안주하며 노래 한 자락씩 하게 돌아오는 길은 다 비우고 따듯한 마음으로 빈 수레 가득 웃음과 행복만 실고 세상사에 묻혀도 변하지 않는 우정으로 남은 시간도 잘 살아내자

카테고리 없음 2021.07.12

추억

갈대 -김수길- 갈대는 흔들리지만 부러 지지 않는다 파란 하늘에 희거 아름다운 구름 앞에 휘휘 울어 사랑을 부른다 갈길 멀어 서두르는 햇살 더위에 옷 갈아입을 준비를 하며 요란하게 소리를 내 본다 가버린 사랑 온다는 소식 없어 큰 소리를 불러 보지만 가을이 오는 들판엔 철새 소리만 들릴뿐 작은 새에 아름다운 표현에 몸이 흔들리고 바람의 유혹이 집요하게 흔들어 놓아도 넘어가지 않는 갈대의 마음 파란 가을 하늘 구름은 그 마음을 아는지 서둘러 하늘 속으로 모습 숨긴다

카테고리 없음 2021.06.05

어느 울적한날에

날씨가 흐려서일까!!? 한없이 늘려 저 있는 시간들 마음은 공허하고 비워 저 있는 가슴 한켠에 채워지지 않는 자리가 커 저만 간다 색색이 어여쁜 꽃들은 눈길을 어디에 둘지 모른 채 널려있고 향기는 없다,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서다 오늘은 왠지 번민 속에서 너 의향을 맞기보다 방관이다 논에는 옮겨심기 한 벼가 뿌리를 내려 연녹색으로 짙어가고 들길을 따라 걷는 저만치에서 뻐꾹새 소리도 구슬프다 외로움은 갈증을 내고 찻잔에 채온을 담아봐도 해소될 생각은 없나 보다 오늘은 그냥 외로움에 푹 빠져 울고 싶으면 울어보자 그 눈물이 흘러 계곡이 될지라도 술 한잔에 의지하여 너를 묻고 혹독한 이 계절을 보낸다,

카테고리 없음 2021.05.28

竹花

대나무는 사군자의 하나로 지조, 인내, 절개, 맑은 품성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잔 바람 부는 대숲은 사그락 대며 속삭이고 바람 샌 날은 비밀을 들어 숨겨주며 솨~~ 소리 청량 감으로 시야를 맑게 씻어줍니다 대나무는 씨앗이 아닌 땅속뿌리로 번식해 생식기관인 꽃이 퇴화되었는데 대나무에서 꽃이 피는 건 길조이고 희망이라 하는 죽화는 60년~100년에 단 한 번 마지막 자신의 몸을 불살라 꽃을 피우고 죽어서 길조라 했을까요 집 담장에 붙어 사철 푸르게 수십 년을 함께했던 대나무, 꽃을 피우고 사그라 들고 있습니다 그런 대나무 를 바라보며 우리 내 삶도 마지막을 아름답게 꽃 피울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1.05.19

그리운날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 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 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김춘수

카테고리 없음 2021.05.14

어버이날

파아란 잎새 뒤에 수줍게 숨어 못다 핀 함박꽃은 오월의 햇살을 그리워하는데 누런 황사는 눈치도 없이 거센 바람결로 햇살을 휘젓고 의미를 부여한 카네이션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해 쓸쓸히 기다림도 있습니다 살포시 하나 안아와서 울 엄마 산소에 놓아드릴까? 햇볕 잘 드는 창가에 두고 그리운 울 엄마 불러볼까? 살아생전 잘못한 불효를 오늘만이라도 죄송하다 고해를 할까!!! 내 부모 되니 부모 마음 이제사 알게 되어 그리움에 목이메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1.05.08

~~~~~새 벽 ~~~~~

고요를 깨고 여명의 빛이 밝아오며 붉은빛이 새벽을연다, 인적 없는 해변에는 차가운 파도소리만 들릴 뿐 도심 속에서 치열한 경쟁은 잠시 바다에 던졌다 하얗게 부서지는 물거품으로 나를 바라볼 뿐 오롯이 나는 혼자라는 희열 속에 자유다 바삐 하루를 열어갈 그대들은 생각 없이 출근 준비를 하겠지? 나는 또 일상을 떠올린다 어디가 끝일까 끝은 없는 것 같다 이렇게 가끔 바쁜 일상을 탈출하여 자연과 더불어 숨쉴수있는 것이 최선일까? 취중 생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님 마음 도 아 푸고 정년퇴직 후 희망 없이 노고만 생각해도 고적하다 붉게 떠 오르는 태양을 박차고 갈매기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아~~~ 다시 시작이다 지금을 감사하며~~~

카테고리 없음 2021.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