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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부는 길목

해 질 옄 들길에 앉아 가을꽃 한 송이 향기 담아놓으니 바람이 어디론가 실어간다 높아 저가는 쪽빛 하늘이 눈 부셔 솜구름 깔아 놓으니 두둥실 마음 실어간다 억새바람이 좋아 연녹의 잎새위에 수채화를 그려놓으니 고운빛 위로 오색의 아린 마음이 내려앉는다 그곳은 고운빛만 있을까 붉은 노을이 하루를 태우는 서녘에 불씨 하나 남아서 어둠 속에 별 되어 반짝이니 길 찾아 나 돌아가야겠다

카테고리 없음 2022.09.22

여름도 가나보다

지친 나를 위해 옆자리 내어준 여름밤 강둑에 홀로 서니 별 총총 둥근 보름달이 따라오며 길을 비춰 마음 가져간다 어느새 갈바람 냄새가 코끝 언 저리 맴도니 그리움이 满上이구나 영롱한 풀벌레 소리는 고운 선율로 그대와 나에 잠든 소회를 깨우고 나 걷는 그림자에 그대 왔음이어라 밤하늘 조각구름은 달님과 숨바꼭질하고 은하수 별 빛은 어디에 숨 었을까 하늘 보니 조각조각 반짝이는 너에 얼굴이 나를 보고 웃는데 가을이 드는 마음 방에 떠나지 않은 너 있었구나 어찌할거나 우찌 할거나 너 떠나보내려고 지구 반 바퀴는 돌았는데!

카테고리 없음 2022.08.18

그리움

[갈대] [오후 2:42] 당신이 바라보는 창에도 비가 내리고 있나요! 해거름 두고 온 수련에 미소가 자꾸 아른거립니다 이런 날은 벗이 필요치 않습니다 그저 우려내는 차향이면 족합니다 마음이 차분해저 서일 까요 나를 향해 걷기 좋은 날입니다 묵은이야기에 툭툭 먼지를 털어내며 큰 용기와 결심 없이도 걷기 좋은 날 빗물은 안구에서 이슬로 작은 도랑이 실개천으로 냇물로 만나고 하나 되며 광활한 바다로 그렇게 한 다발 추억처럼 흘러갑니다 내 그리움들이 우연을 핑계로 다시 한번 스처가길 바라고 물길을 따라 시끄럽게 소리를 내며 흐릅니다 식어가는 찻잔에 기댄 입술 잔잔한 전율이 느껴집니다 차 한 잔 같이 하실래요?

카테고리 없음 2022.07.22

여름

여름 이 뜨거운 여름은 누구의 애 끌는 사랑일까요? 열이 납니다 산바람 한줄기 스치면 그대 숨결 인가하여 맑아지는 영혼으로 의식을 찾고 지나는 들꽃향기 당신 체취 인양 취하는데 구름 뒤에 숨었나요 풀잎 뒤에 숨었나요 등 뒤에 느껴지는 포근함에 자꾸 돌아봅니다 길게 늘여놓은 하루 끝 사랑의 열병으로 달무리 지더니 후득후득 눈물방울이 내 얼굴을 감싸주며 위로하는데 혹독함이 지나고 풀벌레 소리 들리면 남은 잔상의 불꽃으로 꺼지지 않고 타오를 수 있겠지요?

카테고리 없음 2022.07.17

장마

장마 우기 속에 끈적함 한 면은 바다요 한 면은 태산이니 어느 쪽도 녹녹지 않은 곳 배를 뛰워갈까 산을 넘어갈까 탁류 속에 발 담그고도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연으로 머무를까 지층을 흔들며 정신 번쩍 드는 천둥소리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회오리바람 몰아치고 소나기 지나가니 운해로 운무로 그마저도 보이지 않습니다 먹먹한 하루에 시원한 동풍 한줄기 불어주는 아침 소용돌이 속에 서 있는 걸 보니 아직은 청춘인가 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2.07.15

내 이름은 능소화

내 이름은 능소화 내 이름은 능소화! 발칙한가요? 뜨거운 햇살 아래 종일 그대 눈길 한번 받으려 화려함 속 아픔 감추며 담장을 타고 나무에 기대어 오르는 내 이름은 능소화 오늘도 야속한 날 그대 모른척하셔도 좋습니다. 소나기 한줄기 훅 지나가면 그리움에 타는 가슴 식혀줄 테니까요. 그리 한순간을 살다 어느 모진 바람이 내 그리움 떨구어간다 해도 지고지순 내 사랑은 그대 향한 영원의 순애보 내 이름은 당신의 능소화랍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2.07.05

너 있음에

쉼 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무섭게 몰아치는 광풍에 나의 아침은 사라져 갔다. 피해 갈 수 없는 길 오늘 내 몸 무너져 갈지라도 놓을 수 없는 너 있기에 일어나 길을 간다. 내일이면 계절의 바퀴가 한송이 꽃 피워오고 가슴에 찬란한 태양 떠오를지니 오라, 파도여! 오라, 바람아! 너를 타고 넘어 나의 길 가리라 세상 끝에 서 있는 너 꿈에도 놓을 수 없는 너 너 있기에 나 깨어 오늘 문 열고 길을 간다. 그대 그 자리에 꼭 있으라 너를 위해 나 달려가노니 운명이여! 어쩌다 우리를 만나게 하였나? 우인

카테고리 없음 2022.06.13

옛친구

원두막 아첨부터 우는 까치에 가슴 설레며 마당 쓸고 술동 채웠더니 친구가 천리 먼 길 찾아왔네 낡은 원두막에 마주 앉아 반백의 넓은 이마 바라보며 권커니 잣거니 하는 술잔 속에 우리 청춘이 다시 살아온다 비가와도 좋다. 천정의 낙수가 술잔을 채워주니 이 보다 맛난 술이 어디에 있나 가슴 차 오는 술잔에 시간은 춤을 춘다 무슨 이야기가 필요한가 너와 나의 가슴 속에 우리가 있는데 그래도 해야지, 오줌발 길이 재던 거 밤 열차 타고 가출하던 거 하며 친구여! 어여 들게 이 술잔이 우리 가슴에 쌓여 또 한 천 년을 가게 할 것이니 그러다 지치면 그냥 퍼져 자세나 여기는 우리의 무릉도원 혹여 모르지, 깨고 나면 여드름 총총한 까까머리가 되어 있을지 친구여! 잔을 들게 천년학 벗 삼아 우리 다시 천 년을 가세. 우인

카테고리 없음 2022.05.27

라일락 향기

누가 끌어서였을까 늦은 저녁 생각 없이 걸어가는 오솔길 코끝을 스쳐 가는 향기에 돌아보니 라일락 꽃이 날 반기고 있다. 향에 취해본다 머릿속에 살아오는 한 얼굴 마른 샘에 샘물이 차 오듯 그리움이 가슴 가득 차온다 생각만으로 가슴 뛰게 하는 사람 먼 기억 밖으로 밀어낸 줄 알았는데 향만으로 가슴 설레게 하는 이름 가만히 그 이름 불러본다. 가던 길을 잃고 마냥 서 있다. 2022. 4. 28, 우인

카테고리 없음 2022.05.04

민들레 홀시

그대 그리움에 들길에서 니 어느 바람 이던가 홀씨로 날아와 돌 틈에 자리합니다 또 다른 바람을 일구려고 가람 같은 마음에 노란 미소 짓고 하얀 햇살 눈부시면 어우러져 꿈꾸며 설레게 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행복이라 믿으면 또 어느 바람을 따라 흰머리 풀고 떠나시며 내 마음 무너지게 하시렵니까 어느 곳에도 영원함이 없으니 그저 가벼이 보내드리는 내 사랑입니다 다시 내게 돌아 오심을 믿기에 기다림으로 !

카테고리 없음 2022.04.22